위대한 CEO는 자투리 시간을 지배한다
시간관리 권위자 윈스턴 박사
2004년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라는 책이 나와 한동안 화제가 됐다. 50년 간 하루도 빠짐없이 시간통계 노트를 작성한 이 러시아 과학자는 매일 8시간 이상 숙면하고 산책하고 세끼 꼬박꼬박 챙겨먹고 커피타임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전 생애에 걸쳐 70여 권의 학술서적과 1만2500여 장에 달하는 연구논문과 수많은 강연, 저술활동을 했다.
“시간을 얻는 사람은 만사를 얻는다.”“시간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은 인생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이라며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영국 정치가 디즈레일리나 독일 서사시인 에셴바흐조차도 놀랐을 것이다. 분, 초 단위의 의사결정이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수도 있는 기업경영에서 최고책임자인 CEO들도 ‘시간관리 ’는 영원한 숙제다. 한국리더십센터 주최로 12월 2일 열린 <2005 글로벌리더십 페스티벌>에서 기업 내의 업무·시간 관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스테파니 윈스턴 박사가 성공하는 CEO들의 일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스테파니 윈스턴 박사가 만난 대다수 CEO들은 절대로 같은 시간에 이런 저런 소위 다중(多重) 작업을 하지 않았다. 단 10초가 되든, 10분이 되든, 자신의 앞에 놓인 한 가지 일에 철저하게 집중했다. 그리고 CEO들은 문제 처리에 있어 가차없이 대응했다.
책상은 언제나 깨끗했는데 자신에게 오는 서류의 90%를 위임(delegation)하여 핵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 한 장의 서류가 미결함에 들어와서 나가기까지 평균적으로 딱 10분 걸린다고 한다. 일을 질질 끌지 않고 서류처리도 거의 병적인 수준일 정도다. 상황에 따라 이메일과 전화들을 통한 직접적인 접촉을 전략적으로 구별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다만 직접접촉이 더 효율적일 때는 결코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았다. 디지털의 시대지만 전화는 여전히 강력한 경영도구였다. CEO들은 전화와 관련하여 두 가지 전략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나는 반드시 회신전화를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보이스메일(음성사서함)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다수 CEO들은 늦어도 24∼48시간 안에 반드시 회신전화를 하고 있었다. 윈스턴 박사는 회신전화가 그들을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만들었으며 그것이 그들을 정상의 자리로 올라갈 수 있게 한 힘이 되기도 했다고 분석한다. 또 다른 강력한 경영도구는 회의다. 회의가 많은 조직일수록 잘 안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피터 드러커조차 “무능한 조직에 대한 양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의 그 자체는 낭비가 아니다.
앤드루 그로브는 “회의가 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시간낭비요소라고 말하는 것은 화가에게 캔버스가 가장 큰 시간낭비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그는 하루 종일 캔버스 앞에 서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윈스턴은 특히 2분과 5분, 10분, 30분 단위로 할 수 있는 일을 선별해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분이라면 미팅시간을 확인할 수 있고 미결제 서류에 사인할 수 있다. 5분이라면 중요한 메시지가 있는지 이메일을 훑어보거나 월간 약속 일정을 정리할 수 있다. 고객 명단도 틈틈이 만들 수 있다. 10분이라면 업무 수행시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하거나 이메일이나 메모를 작성할 수 있다. 아예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윈스턴 박사는 “최고자리에 오른 리더들은 당연히 업무와 시간관리도 뛰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정작 놀란 것은 그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마인드였다. 그들은 ‘효율성에 집중하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일하기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stanlee@ermedia.net) |
'경영전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 최대의 파산 (0) | 2008.09.22 |
---|---|
김대리가 하룻밤에 끝낸일, 나는 왜 십년 걸렸을까 (0) | 2008.01.26 |
한국의 최고 경영자 100인의 좌우명 (0) | 2007.07.17 |
" CEO, 나의 성공의 비결이 궁금해? " (0) | 2007.07.13 |
명품 CEO의 조건 (0) | 2007.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