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고로 두 다리를 잃고도 해외출장까지 다니며 중소기업체의 과장으로 뛰고 있다. 4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리는 ‘2007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산업포장을 받는 화인케미칼 강선희(36·사진) 과장은 “불편을 느끼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난 내 일을 열심히 잘 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22살 꽃다운 나이에 열차 사고를 당했다. 캄캄한 좌절에서 그를 건져 올린 건 어머니였다. 1년 6개월간의 피나는 재활기간 내내 어머니는 딸에게 “세상에서 너보다 더 귀한 사람이 없다. 하려고 하면 다른 사람도 널 도와주고 함께 어울릴 거다”고 희망을 심어주었다. 퇴원할 때 의사는 “잘 하면 목발 2개를 짚고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는 지금 의족에 지팡이 하나만 짚고 혼자서 걷는다.



그를 진정으로 혼자 설 수 있게 만든 건 또 있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화인케미칼의 일자리였다.

이성율(57) 사장은 이 회사에 다니던 강씨가 사고를 당하자 “꼭 재입사해서 일하라”고 적극 권유했다. 이 사장은 “일 잘 하는데, 다리가 불편하다고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강씨가 재입사하자 이 사장은 화장실과 계단 등을 보수해 강씨가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재입사한 강씨는 주임과 계장을 거쳐 인사와 총무, 회계, 해외무역 업무를 모두 책임지는 업무지원과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봄, 이 사장이 그를 불러 “중국과 인도 출장을 다녀오라”고 하자 강 과장은 처음엔 “다리가 불편한 나에게 출장을 가라니…그만두라는 것인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새롭게 던져진 ‘도전’을 완수하고 나서 그는 “다리를 다친 이후로 가장 자신감에 충만했고,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조중식 기자 jsc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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