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투자하라

시간에 투자하라

'백투더퓨처'라는 영화를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또는 미래로 여행을 떠난다.
단순한 호기심에 의해 출발한 여행은 아주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현재가 변경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거로 돌아가 내 의지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변경시킨 후에 현재로 돌아오면 내가 알고 있는 현재와 달라진 것을 알게 된다. 반대로 미래로 가서 향후 벌어지는 일을 알게 된 후에 현재로 돌아와 그에 맞는 대처를 하게 된다면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미래와는 다른 세상에 펼쳐진다.

우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보고 싶어 하는 점이나 미래로 가서 어떤 식으로 변했는지를 알고 싶은 것은 단순히 호기심 차원을 넘어 내 자신이 세상의 주인이자 신이 되고 싶은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보통 과거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하면 어디까지나 현재에 살고 있는 나라는 사람은 사라지고 추억 속에서 가장 좋았을 때 당시로 돌아간 바로 내가 다시 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결코 현재를 살고 있는 내가 사라진다는 전제는 없다. 결국에 타임머신을 통해 추억을 생생하게 다시 맛보고 싶다거나 미래의 내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서 하려는 행동이 아니라 철저히 이기적인 마음 때문에 가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나 미래로 가게 된다면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보나마나 지금은 누구나 알고 있고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과거에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도 못한 것을 본인만 알게 되는 것이라 본다. 문제는 과거로 돌아간다고 그 사실을 알려주려고 해도 누구도 믿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는 당연하지만 과거에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믿으려 하지 않는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과거는 현재를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는 되지만 변화시킬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함부로 변경할 수 없는 것이 나비효과로 인해 내 의도와는 다르게 변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로또를 구입하는 정도가 가장 현명한 방법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영화 넥스트를 보면 단지 5분 후에 일어나는 일만 알 뿐이지만 그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으로 거의 천하무적이지만 그가 탄 비행기가 아직도 4시간이나 더 비행해야 하는데 5분 후에 추락한다는 것을 알면 아무 쓸데없는 공포감만 더하는 능력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 대신에 미래를 볼 수 있거나 미래를 가 본다고 하면 현재를 살고 있는 나는 엄청난 기회를 잡을 수 있고 큰 노력 없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의 마음은 쉽지 않다. 순간으로 얻을 수 있어도 내가 갖고 있는 본성으로 그 관계를 유지할 수 는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미래를 보기 위해 노력한다. 미래를 본다는 것이 꼭 좋은 일은 분명히 아니다.
열심히 사법시험 공부하는 사람이 합격한다는 미래를 안다면 그는 공부를 안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운명이 변한다. 전교 1등 학생이 20년 뒤에 겨우 겨우 입에 풀칠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차라리 공부 대신에 기술을 익혀 먹고 사는 것이 더 행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래는 현재가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부자가 탄생되지 않는다.
우리가 하는 투자도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모든 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흔히 부자가 투자에 더 유리하고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의 돈을 긁어 모은다는 표현을 하는데 이것은 부자들이 늘 여유를 갖고 투자를 하기 때문인데 그러한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시간에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다는 뜻은 1억이 투입되었어도 그 돈이 수익을 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기다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갖고 있는 돈 중에 일부만 투입되었기 때문에 그 돈으로 인해 내 생활이 어렵지 않아 기다리는 것이다. 결국에 이것은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당장은 손해를 보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시간이 가면 투입대비 이익이 되는 시간이 도래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한다. 땅에 투자하여 실패할 수 없는 이유는 10년이든 20년이든 기다리면 그에 걸맞는 수익을 안겨준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있기 때문이다. 아무 땅이나 다 그런 기회와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한 기억들이 강렬히 남아있어 믿음 아닌 믿음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느 고위공직자후보가 청문회에서 엄청난 자산이 갖고 있어 조사해 보니 그가 몇 십년 전에 아주 아주 싼 가격으로 갖고 있던 삼성전자가 엄청난 평가이익으로 인해 누가 보더라도 대단한 자산가가 되어 있었다. 그 공직자후보는 그저 그 회사의 주식을 단 한 주도 팔지 않고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 무엇이라고 손가락질 할 수 도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처럼 시간에 투자하는 방법은 결코 실패를 할 수 없다.
여기서 전제조건은 당연히 있다. 투자한 땅이 수도권이 아니라 아무 쓸데도 없는 오지에 있는 맹지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고 투자한 회사가 삼성전자가 아니라 잘 듣지도 못한 분야의 실적도 없는 회사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확한 조사와 현재에 대한 분석을 통해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는 점은 확실하지만 문제는 어디까지나 이러한 결과는 과거라는 시간을 지난 현재에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불확실한 요소가 비록 있더라도 가장 확실한 투자 방법은 바로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통해 어서 속히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기를 원하지만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이 시간을 단축하려고 갖은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노력은 분명히 우리가 꼭 해야 할 중요한 품성이고 성공의 지름길이지만 투자에서는 꼭 그렇지 않다. 이 노력이 바로 우리를 패가망신으로 인도한다. 그 이유는 노력으로 시간을 단축하려는 이유가 바로 우리의 탐욕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매라는 분야에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부분 중에 하나가 기존 임차인을 될 수 있는 한 빨리 이사시키는 것이다. 흔히 명도라 표현하는 부분이데 명도가 빨리 진행되어야 새롭게 매도를 하거나 임대를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명도도 잔금을 납부하고 배당일에 채권자와 임차인들이 각자 받을 돈을 받고 나가는 날이 정해져 있음에도 이러한 시간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내 보내려 하기 때문에 꼭 탈이 생기고 생각지도 못하는 추가 비용이 많이 생긴다. 유치권, 지분경매, 법정지상권등의 특수물건도 마찬가지로 시간과의 싸움에서 지는 사람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이다. 누가 더 돈을 갖고 있느냐의 싸움이 아니라 시간적인 여유가 있느냐의 싸움이다.

주식에서도 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현재를 무시하고 미래만 보고 모든 것을 정당화시킬 때 역효과가 생긴다. 벤처신화로 인한 버블이 생길 때 가장 대표적으로 10년도 넘게 시간이 걸리는데도 사람들은 이러한 시간을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투영하다 보니 과도한 시간이 압축되어 과거와 현재, 미래가 빅뱅이 되어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부동산 경매의 특수물건 분야처럼 주식에서도 옵션이나 차트나 ELW와 같은 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누가 더 미래를 단 1분이라도 빨리 볼 수 있느냐의 다툼이 일어나지만 문제는 지속적으로 그 시간을 움켜쥐는 자가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간에 투자하는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신의 투자 자산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시세차익을 누리게 되지만 이러한 시간이 완성될 때까지 시간과 함께 나이를 먹지 않으면 안된다. 시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상대적인 시간은 사람마다 다를지라도 절대적인 시간은 누구나 다 똑같지만 가끔 시간의 왜곡현상이 일어나 생각지도 못하게 시간의 단축이 일어나 10년 걸려야 할 일이 1~2년 만에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러한 시간의 단축은 극히 드물지만 이를 자신의 능력으로 여기고 떠드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결코 자신의 능력으로 시간이 단축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순리대로 흐르는 시간이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단축되었을 뿐이다. 생활의 달인에 나오는 사람들이 똑같은 일이라도 더 빠른 시간에 더 정확한 일처리하는 것처럼 말이다.
운 좋게 내가 그런 사람들과 잠시 함께 한 행운으로 시간이 단축된 것이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다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

사실 시간에 투자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역행하는 것이다.
시간에 투자하여 성공한 사람들이 드물고 그런 존재들이 잘 나타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시간이라는 장벽과 과제를 제대로 풀고 시간과 함께 세월을 지낸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분명하게 큰 부자는 시대가 만들고 운이 만들어 낸다. 누구나 다 빌게이츠나 워렌버핏과 같은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이다. 하지만, 시간에 투자한다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누군가에게는 남아도는 것이 시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없어서 못 쓰는 것이 시간이다. 오죽하면 이 시간을 돈으로 사고 파는 영화까지 나왔다. 이러한 시간을 굳이 애써서 단축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에 맡겨라. 그러면 그 시간은 흐르고 흘러 당신을 망망대해로 인도할 것이다.

글쓴이: 핑크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