Ⅶ.그림을 통한 심리치료 접근사례
1. 사례개요
본 사례는 출생이후에는 문제없이 성장하다가 10세초반 의붓아버지에게 신체적, 성적학대를 당하고 정신지체 및 정서상의 문제를 수반하여 적응 및 학습면의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시설의 담당 선생님에 의해 본 기관에 심리치료를 받도록 의뢰되었다. 면담단계에서 학습부진 자체의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문제가 심각하고, 그것이 신체적, 성적학대를 당한 문제에 기인하고 있음이 파악되어 아동의 그림을 통한 심리치료와 상담을 병행하기로 하였다.
치료자가 아동에게 잠재되어 있는 문제를 의식수준으로 끌어올려서 통찰(Insight)에 이르게 하여 극복하고 나아가 바람직한 삶의 태도로 자립생활을 하도록 돕기 위한 상담치료를 진행함에 따라 본 아동은 자신에 대한 통찰이 이루어지고 건전하고 독립적인 가치관 형성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본 기관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신상자료
성명 : 이영숙(가명)
성별 : 여
연령 : 16세(생년월일 : 1975년 8월생)
학력 : 국민학교 4학년 중퇴
주소 : 성북구 OO동
․주호소 내용
1) 정신지체의 경향을 띠면서 학습부진을 보인다.
2) 또래나 다른 사람들과 적절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3) 이성에 대한 지나친 관심끌기의 행동이 나타난다.
․아동의 생활사
원했던 임신으로 출생전후의 발달사항은 정상적이었다. 어머니는 생부에게 아들을 낳아주기 위해서 후처로 들어갔으나 딸을 낳게 되자 어렵게 생활하던 중에 행상을 하는 양부를 만나게 되어, 아동을 함께 데리고 집을 나갔다. 생부가 아동을 데려가겠다고 해도 어머니는 숨기고 이에 응해주지를 않았다. 아동은 생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고, 단지 자신을 찾으러 왔었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머니는 그 후 알콜중독이 되어서 아동을 거의 돌보지 않고, 집안에 가두고 심하게 때리는 등 양부와 함께 신체적, 심리적인 학대를 해왔었다. 아동은 국교 4학년부터 양부에 의해 성적인 학대를 받기 시작하였다. 만 13세때 임신이 되자 어머니는 임신중절을 시켰다. 양부 역시 알콜중독자였고 어머니는 매춘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의 한 매춘동네에서 살면서 정확치는 않지만 아동 역시 매춘행위를 강요당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14세때에 처음 복지시설에 입소하게 되었고 그 후 어머니와 양부가 아동을 데리고 가겠다고 취중에 횡포를 부리고 위협하는 등 아동과 시설 선생님들을 매우 힘들게 했었다. 어머니가 ’89년 6월경 갑자기 사망한 후 양부의 횡포가 없어지게 되었다.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국민학교 4학년까지 다닌 아동은 이 당시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치면서 정신지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한글 해독도 제대로 못했으며 산수도 쉬운 덧셈, 뺄셈만 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러나 시설에 와서는 중학교입학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었다. 아동은 시설의 다른 아동들과 원만하게 잘 어울리지 못하며 항상 멍한 상태로 시간을 보냈으나 자원봉사하는 남자 대학생들에게는 유혹적인 관심끌기의 행동이 많이 나타났었다.
시설 선생님에 의하면 상담소 오기 얼마 전에 아동은 잠자리가 허전하고 의붓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표현하여 성본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시설에서 현재 약 2년 정도 있었는데 처음엔 무조건 ‘몰라요, 싫어요’라는 말 뿐 아주 부정적이고 신뢰감이 없었다. 성인이 되는 것이 싫다고 했고, 성인을 못믿고 거부했었다. 그러나 한번 하라고 시킨 일은 잘못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성실성이 있으며, 성격 또는 착실하고 유순한 편으로서, 현재는 뒤떨어지는 학습을 보완하기 위하여 개별학습을 받고 있으며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취미활동을 하고 또 장래에 대한 계획을 하고 있다.
2. 진단 및 치료목표와 계획
1) 진단
면담자료와 심리검사에 의한 아동이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정신지체(물리적, 심리적 충격으로 인한 정신지체현상)
․대인관계 결여
․자아인식의 결여와 학습부진
치료과정 중에 실시한 KEDI-WISC의 결과(1990년 10월 실시)는 아동이 인지발달 지체를 보여주고 있다. 언어성 검사에서 IQ가 44, 동작성에서 46으로 전체 지능지수는 40으로 정신지체, 훈련가능급에 속한다. 그러나 시설 선생님은 본인이 실력으로 합격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고 하나 중학교 입학 검정고시에 합격한 사실은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모든 능력이 떨어지는데 이는 본래의 능력보다 낮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즉 집안에 갇혀서 고립적인 생활을 많이 함으로써 학습기회의 박탈 및 문화적 자극의 결손으로 알고 있는 것 조차 표현력의 부족으로 단어사용의 한계성이 있었다.
이외에 성격검사를 위하여 실시한 인물화 검사 및 나무그림 검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인물화 검사
아동은 낙천적이며 자아가 강한 면과 의존적, 소극적인 자아가 약한 측면은 같은 정도로 지니고 있다. 정신적인 갈등과 곤란감을 많이 보이며, 실제 생활에서 만족이 거부된 욕구좌절상태로서 성적으로는 조숙한 면이 나타난다.
․나무그림 검사
아동은 학습곤란과 이해가 느리고 봉쇄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다. 불안정하고 수동적, 충동적이며 산만한 편으로서 주의력장애가 보이고 현실감의 결여로써 표류되고 있다. 즉 지능과 성격상의 지연과 자아의식의 결여, 미성숙함이 특징적이나 성실하고 활동적인 측면도 나타난다.
2) 치료목표와 계획
장기목표에서는 한 개인으로서 만족하고 독립된 생활을 영위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자 한다. 아동의 정서적 성숙과 더불어 학습의 욕구를 배양하고 건전한 가치관 및 도덕관념 형성과 직업적인 자립을 도모하도록 한다.
단기목표는
․치료자와의 라포관계(Good Rapport) 형성
․자신에 대한 통찰력 기르기
․자유로운 의사사통과 자기표현
․학습의 욕구 및 동기촉진
․대인관계 증진 등이다.
이러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치료계획은 비지시적이고 단기적인 심리치료 접근방법으로 주 1회 50분의 상담을 하기로 한다. 상담 전반부에는 아동과 함께 통원하는 시설 선생님과 아동의 생활을 체크 및 상담을 하고 자원봉사자와 상담 전에 개별학습을 1시간씩 하도록 한다. 후반부에는 필요에 따라서 시설 선생님과 상담을 병행케 한다.
3. 치료과정
1) 접수상담
초기 면담에서는 아동의 생활사, 양육사, 행동특성 및 문제점 등 제반정보를 수집하였다.
면담이 끝나고 아동이 행동특성 및 문제점 등을 분류한 다음 주된 상담방법으로 그림을 매체로 한 단기적 심리치료를 적용하기로 치료계획을 설정하였다. 한편 아동의 상태를 보다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지능검사, 인물화검사, 나무그림검사 등을 실시하였다.
2) 초기단계
아동은 치료자에 대해 낯설기 때문에 치료자와의 관계형성 및 상담상황의 장면에 대한 적응이 주가 되었다.
첫 session에서 잡지 책 및 그림을 오릴 수 있는 책들과 가위, 풀, 셀로판테이프, 도화지, 색연필, 싸인펜, 연필, 지우개 등과 같은 그릴 수 있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제시하고 아동은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여서 행동하도록 하였다. 아동은 스스로 분홍색 싸인펜을 선택하여서 나무 및 사람 등을 그려 나갔다.
아동이 그린 그림을 보면 나무 아래에 땅이 있고, 옆에는 바다가 있다. 나무와 바다는 따로 잇는 것이며 바다는 넓고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신분석에서 흔히 바다는 어머니를 상징하는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미우면서도 아쉬움의 양가감정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사람과 교통표지판이 바다 위에 떠 있는데 빠질지 안빠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사람의 이목구비와 팔, 발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그림을 분석할 때 대인관계 장애에서는 눈, 코, 입을 그리지 않고 귀가 없을 때에는 정신지체 및 발달지체, 손, 발이 나타나지 않을 때는 통제력의 결여라고 할 수 있다. 하늘엔 별들이 총총 떠있고 밑의 선은 경계선이라고 했다. 아동의 심리양식은 여자는 아동 자신을 나타내는 듯 하고,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표지판은 혼미한 채 위에 떠 있고, 막에 싸인 듯 부유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듯했다.
아동의 분위기는 성숙하고 포근해 보이는 외모로서, 시종 부드럽고 나긋나긋하고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치료자에게 자주 웃으면서 친근감을 표현했으나 다소 꿈을 꾸는 듯한 모습처럼 보였다.
2mission에서 아동은 주저하면서 앞에 놓인 책에 시선을 두었다. ‘새로운 존재’라는 내용을 치료자와 함께 읽고 난 후 아동은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였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동은 심각해지는 듯 하다가 무언가 주관이 생기는 듯 굳은 결심을 하는 표정이었다. 장래의 희망까지 언급하면서 ‘잘되면 시골에 가서 어려운 사람들과 같이 도와주면서 살고 싶으나, 잘못되면 그냥 아이들과 사는 것이 꿈이다’라고 하였다.
시설 선생님에 의하면, 아동은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월요일 오전 10시에 나가서 화요일 새벽 5시에 들어왔었다. 학원 새벽반에 다니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그때까지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동은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로 꺼내면서,
아동 : 남자친구 사귀는 것은 안좋은 것 같아요.
치료자 : 남자친구 사귀는 문제로 지금 힘든 모양이구나. - 양가감정을 나타내는 듯 하여 교훈적 접근보다는 인정하고 격려하면서 -
가출해서 선생님에게 미안한 것 등 식구들이 이해못한다는 것을 힘들어하고 있었다.
치료자 : 식구들이 너의 경험들을 안좋게 생각 할까봐 두렵구나!
아동 : 네.
치료자는 자신의 일을 이제 스스로 자신이 책임져야 하며 뿌리는 대로 거둘 것이다라고 하니 수긍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동은 치료자가 이야기할 때는 매우 열심히 경청하며 심각한 이야기는 표정까지 굳어지며 잘 수용하는 자세였다. 친구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면 무척 부럽다면서 나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다음주부터 1시간 일찍 와서 개별학습을 하자고 하니 쾌히 승낙해서 자연스럽게 학습으로 연결되었다.
‘그림을 그릴까, 무엇을 할까’하니 아동은 그림을 그려도 되는데 그림 그리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먼저 분홍색, 노란색 싸인펜으로 도화지 아래에 병아리와 지구의 새로운 모습 등을 그렸다. 세모꼴 사람은 옛날에 있었던 우주의 사람이고, 병아리는 우주의 변화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며, 땅은 지구나라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물위에 떠있는 ‘개구리밥’은 아직도 부유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는 듯 했다. 아동은 부활을 이야기했는데 그림의 분위기와 같이 예전 자신의 과거는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되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준비상태로 해석할 수 있겠다. 시설 선생님께 성교육에 대한 비디오테이프와 아동을 양육시키는 참고도서를 소개했다.
3) 중기단계
3session에서 9session까지 이르는 단계로서, 아동은 억압된 감정표출에서 자신의 감정과 현실을 깨달아가는 자신에 대한 통찰력을 증진시키는 단계로 특징지워진다.
3session에서 아동은 먼저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며 지난주에 친구를 만났는데, 그러나 “별로였어요”라고 표현했다. 치료자에게 대강 말하는 듯하나 내심 호기심과 관심은 많아 보였다. 하루 일과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동생, 언니들과 성격이 맞지 않을 때이고 좋을때는 혼자 공부할때라고 했다. 아동은 보다 학습수준이 높은 영어, 수학 등에 흥미를 보여서 쉬운 것부터 하자고 제안하니 쉽게 응했다. 아동은 점점 안정감을 찾는 듯 했으며, 과거의 경험들과 힘들었던 고비, 어머니에 대해서 이야기하니 약간 웃으며, 극복하고 이겨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림의 내용을 분석한다면 농부가 밭을 일구는 표현이 있는데 뭔가를 경작하겠다는 의지로 보이고 여름철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릴 것이라고 한 것은 열매에서 성취감과 결실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하는 듯 했다. 비가 오는데 비를 막아준다는 것과 좋은 집이라고 묘사한 것은 현재 사는 시설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여서 자신의 힘든 고비와 위험성을 보살펴 주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도깨비가 여자를 때리고 피할 수도 없다고 한 것은 의붓아버지는 도깨비, 여자는 아동을 나타낸 것으로서 자신의 과거 경험을 이야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주 못생긴 토끼라고 표현한 것은 자경심이 낮은 자신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고 참새와 나비가 날으려고 하는 모습은 비상의 욕구를, ‘동료참새 4마리가 허수아비를 놀린다’라는 것은 현재 집 식구들이 아동을 놀리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종합한다면 정확하게 이것이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동은 발전되고 있으며 과거 경험을 정리해서 새로이 비상하려는 준비가 되었으며 개척해서 결실을 맺고 싶은 욕구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설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집에서의 태도 역시 매우 좋아졌으며 대인관계도 활발해지고 적극적으로 변화되어서 2년여 동안 아동에게 지친 상태였으나 선생님 자신이 희망을 갖게 되어서 무척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4session에서 9session에 이르기까지 아동은 생각보다 매우 빠른 변화를 보였으며, 매 상담시 발전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동은 이제 과거를 정리하고 현재를 새롭게 대처하려는 준비단계라고 할 수 있었다. 4session부터 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으며 남자친구와 문제없이 지내며 집에 놀러오기도 했는데, 그후로 관계가 더 좋아졌다. 식구들과도 더욱 대인관계가 원활해졌으며 사람들이 아동을 보면 ‘달라졌구나’라고 하는데 ‘내가 정말 그렇게 달라졌나?’라는 의문이 가기도 한다고 했다. 어떻게 달라졌느냐는 치료자의 질문에 “좋게요!”라고 말하며 미소를 띠었다.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더욱 학습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기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수다를 떠는 시간조차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공부해야할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했다. 스스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천국에 있는 엄마, 가루로 변한 엄마가 나타날 때는 기분이 좋지 않으며, 진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하면 ‘열심히 사는 것이고 공부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통찰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아동은 상담소에 공부하러 오는 것이 더 큰 기대라고 할 정도로 학습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있었다. 자원봉사하는 40대 주부에게도 집에서 주2회 개별학습을 받고 있었다.
치료자를 신뢰하고 좋아한다는 뜻인지 치료자의 얼굴을 그렸고, 성적학대를 받은 아동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빗금치듯이 스케치하였으며, 동생하고 집에서 사는데 새는 나를 웃겨준다고 했다. 새는 아동의 구원자 또는 치료자를 상징할 수 있는데, 아동을 즐겁고 기쁘게 해준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매우 아름답게 보여서 그렸다고 했다. 시설 선생님에 의하면 문제성향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대인관계도 매우 원활해져서 ‘성탄 연극제’에서 예수를 낳을 당시 요셉이 호텔을 찾는 장면에서 ‘호텔역’을 아주 잘 소화해냈다고 칭찬하였다.
4) 종결단계
10session에서 12session은 종결에 대한 마음의 준비와 함께 계속적인 심리적 안정과 건전하고 굳건한 가치관 정립을 유도하면서 취업과 함께 야간학교에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검토하기로 했다.
상담실에서 지점토를 자유롭게 빚으면서 자연스러운 대화로 이어가는데 취업에 대한 견해는 큰 자신감이 선듯 나서지 않는 듯이 보였다. 치료자는 아동이 이제는 가정의 한 구성원임을 인식하게 되면서, 최소한의 의무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동의 요구대로 아동이 사는 시설을 방문하면서 상담을 마무리하는, 차차 추후지도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시설 선생님들은 같이 살고 있는 책임자로서 아동에 대한 통찰에 이르면서 새로운 희망과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했다.
종결단계에 이르자 아동은 사용했던 분홍, 노란색의 싸인펜에서 희망과 용기를 나타내는 파란색을 선택하여서 그림을 그렸다. 나무에는 꽃이 피었고, 두 사람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목구비와 손, 발이 나타난 두사람은 화해하고 있는 모습이며 양쪽 하트모양은 우리가 싸움해도 작은 마음의 사랑으로 대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옆의 고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 새는 목이 말라서 물을 먹으러 날아온다고 했는데, 이는 아동이 아직도 불충족된 애정, 심리적 욕구 등을 나타낸 것으로 사료되었다.
아동은 돈을 벌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이야기를 수차 했다.
치료자 : 돈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을까?
아동 : 잘 쓸거예요. 도와주고요, 어려운 사람 도와주고 싶어요.
치료자 : 그럼 앞으로 계획은?
아동 : 취직해야죠. 공부도 하고요.
아동은 공부를 해야한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안정성 및 가치관 정립에 있어서는 계속적인 지지와 격려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었다.
4. 평가
대인관계에 장애가 있었던 아동은 치료자와 라포(rapport)형성이 잘 이루어지면서 자유롭게 표현한 그림과 지지적인 상담으로 심리적 이완과 안정에 힘입어서 대인관계가 원활해졌으며 학습 의욕도 증가하였다. 학습향상을 위하여 노력하게 되었고 미래를 위한 취업 및 자립의 가능성을 열 수 있었다. 덧붙여 성적으로 학대받은 아동의 특징적 행동의 하나인 이성에 대한 지나친 관심끌기는 또한 상담초기부터 서서히 바람직한 태도 및 행동으로 변화되어 갔다.
5. 종합적 논의
한국의 가정폭력에 관한 임상적, 사회적 관심은 비교적 역사가 길지 않은 편이다. 한국이 문화적으로 매우 인도주의적이라고 하는 잘못된 선입견의 짙은 안개로 인해 대부분의 가정폭력이 가리워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낙관적은 아니다. 1989년 3월에 이르러 ‘아동학대예방국가위원회’ 및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가 조직되어 운영되고 있으나 예방과 치료 프로그램은 여전히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본 사례는 유사 정신지체이면서 학습이 안되고, 대인관계 맺기에 어려움과 이성에 대한 지나친 관심끌기 행동 등의 인지 및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노출되고 있는데 그 원인은 아동이 받은 신체적, 성적 학대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나아가 이는 아동의 정서 및 심리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찾을 수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개별학습 지도를 통한학습에의 관심을 높이고, 뒤떨어진 기능자체를 보완하기보다는 신체적, 성적 학대라는 문제핵심에 접근할 수 있도록 그림을 통한 심리치료가 필요하였다. 이때 아동이 그림을 좋아하였으므로 그림을 매체로 사용하였다.
비지시적인 분위기 속에서 바람직한 대인관계의 형성과 갈등의 극복을 위하여 지속적인 지지와 강화를 함으로써 아동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들이 변화하게 되었다. 아동은 자신에 대한 통찰과 자아가 강해지게 되면서 원만한 대인관계 형성 및 학습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건전한 가치관이 정립되고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할 수 있기에 이르렀다.
또한 개별학습을 통한 효과로서 학습능력이 향상되기 시작하였으나 그 발전은 미미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가진 아동의 치료적 개입시기는 매우 중요하고 그 효과성은 높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아동의 경우는 학대받은 기간이 수년에 이르는 등 장기간이었고, 사건 발생 후 치료개입까지의 기간이 길었으므로, 회복의 정도와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학습과 자립을 위한 계속적인 자극과 격려를 위한 사후지도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아동에 대한 신체적, 성적 학대는 한 개인으로서의 아동에게 해로울 뿐 아니라, 가정외의 폭력으로 인한 불특정 다수 아동의 손상, 그리고 나아가 학대의 악순환 현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아동들을 위한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치료적 개입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으며 또한 하나의 사회적 질병이 될 수 있는 신체적, 성적학대로부터 아동을 구하기 위해서는 사회, 국가가 법과 제도 및 바람직한 서비스 전달체계를 강구하여 예방적 차원의 적극적인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Ⅷ.집단미술치료의 사례연구
본사례연구는 4명의 입소아동을 대상으로 주1회 1시간의 미술치료를 18차에 걸쳐 실시했다. 이 집단은 미술치료 실시 전에 놀이치료를 받고 있었고 이미 상호관계가 형성되어 서로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실시되었다.
1. 신상자료
1) 집단원A
■ 성명 : 김준호(가명, 남, 13세, 이하‘A'군으로 칭함)
■ 주호소 : 도벽, 가출
■ 가족력 : A군이 5세때 생모가 사망하여 이후 고모가 양육하였다. A의 아버지는 A의 양육에 거의 간여하지 않았고 가끔 만나면 A를 심하게 체벌하여 A는 아버지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다.
■ 문제력 : 국교 3학년 때부터 도벽이 시작되었다. 이웃에 모아놓은 빈병을 팔아 가지거나, 주거침입하여 현금이나 자전거를 훔치는 등의 도벽을 보였다.
2) 집단원B
■ 성명 : 이민우(가명, 남, 12세, 이하 ‘B'군으로 칭함)
■ 주호소 : 도벽, 가출
■ 입소일 : 1991년 9월 25일
■ 가족력 : B군이 1살 때 아버지가 사망하였고 B의 어머니는 재출가 하여 그때 이후 연락이 끊어졌다. 장손이라는 이유로 삼촌이 양육했는데, 삼촌은 미혼이며 학력은 국교 2년 중퇴로 한글을 전혀 모르는 상태이다. 직업은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으며 술을 좋아하고 외박이 잦다.
■ 문제력 : 혼자서는 삼촌이 주머니를 뒤지는 정도이고, 친구들이나 형들과 모이면 주거침입을 한다. 이때는 냉장고를 뒤지거나 현금이 보이면 가져온다. 가출시에는 쓰레통에서 빈병을 모아 먹을 것을 사고, 밤에는 자동차 밑에서 잠을 잤다.
3) 집단원C
■ 성명 : 이우식(가명, 남, 12세, 이하 ‘C'군으로 칭함)
■ 주호소 : 가출, 도벽, 학교부적응
■ 입소일 : 1992년 3월 21일
■ 가족력 : 7세때 부모가 이혼했다. 이후 시골 큰집에서 2년간 양육되다가 다시 9세때 서울로 와 아버지와 함께 지냈다. C의 아버지는 음주벽이 심하고 C군과의 관계도 좋지 않다.
■ 문제력 : 11세때부터 가출을 시작하여 한달에 7~10일 정도 가출하는데, 돈이 있으면 가져가고 몇일이 지나면 스스로 돌아온다. 가출로 인해 아버지에게 심한 체벌을 받았다.
4) 집단원D
■ 성명 : 장민호(가명, 남, 11세, 이하‘D'군으로 칭함)
■ 주호소 : 가출, 학교부적응
■ 입소일 : 1992년 3월 26일
■ 가족력 : D군이 출생직후 아버지가 외국에 나가 행방불명되었다. 이후 어머니가 노상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는데, D군이 국교 4학년때 어머니가 D군을 돌보기 어려워 할머니댁에 맡겼다.
■ 문제력 : 학업부진으로 인한 학교부적응을 심하게 보였고, 할머니에게 양육된 이후 가출과 도벽이 시작되었다.
2. 진단 및 치료목표와 계획
1) 진단
지능검사(KEDI-WISC), 인물화 검사, 나무그림검사, 문장완성검사에 의한 아동진단 검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 A군 : 전체지능지수 60으로 문화실조로 인한 정신지체급에 속한다. 성격검사에서는 환경의 비합리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요소로 인해 현실 생활을 함에 있어 사고, 감정, 행동 등이 정상적으로 통합되는데에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나타났다.
■ B군 : 전체지능지수 52로 문화실조로 인한 교육가능급 정신지체에 속한다. 전체적으로 미성숙하고 적응력과 융통성이 부족하며 거부감과 반감, 버림받은 느낌을 드러냈다.
■ C군 : 전체지능지수 78로 경계선급에 속하는데 이는 아동의 교육적 문화적 결핍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자기 주장적이고 활발한 면이 보이나 주위환경에 의한 갈등과 욕구좌절이 나타났다.
■ D군 : 전체지능지수 61로 정신지체의 교육가능급에 속한다. 아동의 활발하고 적극적인자아가 열등감과 실패 등으로 소극적 무기력한 양상으로 굳혀지고 있으며 폭발적인 행동과 유혹에 빠지기 쉬운 것도 아동의 특징으로 보여진다.
2) 치료의 목표와 계획
(1) 치료목표
■ 첫째 : 다양한 재료의 경험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 탐구, 숙달, 조절을 통하여 인지적 성장을 가져온다.
■ 둘째 : 활동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을 통해 자기존중감을 기른다.
■ 셋째 : 작품을 제작하고 직접 설명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하는 기술을 발달시킨다.
■ 넷째 : 상호간의 작품관찰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서 다른 가치와 느낌이 존재함을 의식하게 한다.
■ 다섯째 : 상호관계에 필요한 기본 즉, 다른 사람의 권리, 규칙, 기대, 협동심 등을 기른다.
(2) 치료계획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체 미술치료과정을 3단계로 나누었다.
■ 초기단계 : 개별적인 자아개념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의식하고 표현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 중기단계 : 주제와 재료를 치료자가 제공하는 상황에서 공동작업을 실시하여 집단원 상호간에 의견을 수렵하여 활동한다.
■ 종결단계 : 주제와 재료를 모두 집단원들이 토론을 통해 결정하고 활동하도록 한다.
3. 치료과정
1) 초기단계
1차에서 5차까지 자아개념프로그램이 제공된 단계이다.
(1) 1차
■ 재료 : 여러 가지 색과 형태의 도화지, 크레파스, 싸인펜, 칼라펜 등의 그리기 도구, 점토
■ 활동내용 :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사람, 스포츠, 음식, 동물 등 어떤 것이나 그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타인에게 소개하고 처음 만난 불안을 해소한다.
■ 활동결과 : 상담초반에는 좀 어색했으나 활동을 진행하면서 긴장이 풀리고 집단원과 치료자에 대한 친밀감을 작품에 표현했다.
▪A군 : 초반에는 크레파스와 자를 사용하여 로케트를 그리고, 후반에는 점토를 사용하여 4개가 합쳐진 형태의 대포를 그렸다.
▪B군 : 처음에는 A군을 모방하여 로케트를 그리다가, 후에 점토를 사용하여 전차를 만들었다.
▪C군 : 초반에는 D군을 모방하는 듯 했으나, 후반에는 점토와 싸인펜을 사용하여 집단원의 이름과 사람모형을 조그맣게 만들어 붙였다.
▪D군 : 제일 먼저 점토를 사용하여 축구하는 사람을 치료자까지 포함하여 5명을 만들었다. 그러나 후반에 그림을 그리려다 실패했다.
(2) 2차
■ 재료 : 흰식 모조지전지, 물감, 쟁반, 크레파스 등 그리고 도구
■ 활동내용 : 자신의 손과 발을 물감에 묻혀 찍은 후, 우연한 형태속에서 이미지를 연상하고, 그 연상된 형태를 그리기 도구를 사용하여 덧붙여 그린다.
■ 활동결과
▪A군 : 옷이나 몸에 물감묻히기를 좋아하지 않았으나,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연상 이미지는 ‘화산’이었다.
▪B군 : 흥미, 집중 모두 좋았다. 연상이미지는 ‘괴물’이었다.
▪C군 : 관심끌기 일환으로 물감찍기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이미지연상작업에는 다른 집단원의 권유에 자연스럽게 참여했다. 연상이미지는 ‘피’였다.
▪D군 : 즐거워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연상이미지는 ‘발로 짓밟힌 것 같다’고 했다.
(3) 3차
■ 재료 : 지점토, 물감, 스프레이, 흰색도화지, 일정한 모양이 없는 Pattern들
■ 활동내용 : 치료자는 물감작업을 준비하였으나, 집단원들이 전차시부터 지점토를 만들기 원하여 두가지를 함께 실시했다(물감작업은 흰색 도화지에 Pattern을 배치하고, 물감 스프레이를 뿌린 후 Pattern을 치우고, 그것으로 인해 생긴 흰 여백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덧붙여 그려 완성시키는 작업이다.).
■ 활동결과
▪A군 : 지점토와 스프레이작업 모두 적극적이다.
▪B군 : 지점토로 뱀과 야구하는 사람을 만들었고, 스프레이작업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
▪C군 : 지점토와 스프레이 작업 모두 흥미있어 했다. 스프레이작업에서는 이미지연상하기 보다는 뿌리기 작업에 더 열중했다.
▪D군 : 미술치료시간 전에 친구와 싸워, 초반에는 지점토를 강하게 두드리는 등 침체하였으나, 후분에는 다른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여유를 보이며 참여했다.
(4) 4차
■ 재료 : 얼굴모양의 둥근 도화지, 여러색의 털실, 색종이, 크레파스, 가위, 풀 등
■ 활동내용 : 가면만들기
■ 활동결과
▪A군 : 상담소에서 무단이탈하여 참석하지 못했다.
▪B군 : 귀신가면을 만들었는데 C군의 영향을 많이 만들었다.
▪C군 : 털보아저씨가면을 만들었는데, 자신이 만든 가면에 대해 “내가 이런 것을 만들다니”하며 강한 성취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A군이 없어서 울고 있는 털보아저씨가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D군 : 가면이 잘 만들어지지 않자 좌절하고 엎드려 있었다. 10분 후에 다시 중단한 가면을 손질하여 완성했는데, 가면모습은 ‘왕자’였다. 그러나 수줍음 때문에 역할극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5) 5차
■ 재료 : 흰색 전지, 그리기도구, 헝겊, 접착제, 헌옷 등
■ 활동내용 : 둘씩 짝지어 상대방의 몸 전체를 전지위에 그려주고, 실제 크기의 자신 그림에 헝겊과 크레파스 등을 이용해 옷을 입혔다.
■ 활동결과 : 4명 모두 활동자체는 적극적으로 임했으나 상담소로 다시 돌아온 A군만 자신의 모습에 대해 “어딘가 부족한 것 같다”는 표현을 했고 다른 집단원은 설명을 기피했다. 특히 D군은 커다란 자신의 그림에 대해 부담감을 가졌다.
2) 중기단계
6차에서 13차까지의 프로그램으로 주제와 재료를 치료자가 제시하고 4명이 공동작업을 하였다.
(1) 6차
■ 재료 : 빨강, 노랑, 파랑색의 물감, 물총, 흰색 전지
■ 활동내용 : 세가지 색의 물감을 각각 물총에 넣고, 흰색 전지를 벽에 붙인 후 물초을 쏘아서 여러색이 함께 어우러지게 했다.
■ 활동결과 : 모두 즐거워했고 작품결과가 멋있게 되자 성취감이 컸다. 4명이 차례대로 쏘아보기를 치료자가 유도했더니, 다음에는 동시에 쏘아보자고 집단원들이 제안했다. 색들이 함께 섞이는 부분을 특히 좋아했다.
(2) 7차
■ 재료 : 흰색 전지, 여러 가지 그리기 도구, 색종이, 풀
■ 활동내용 : 여러 가지 그리기 도구를 사용하여 평면도시를 만들었다.
■ 활동결과 : 초반에는 4명 모두 공동참여가 잘 이루어졌으나, 후반에는 각자 개별작업을 시도했다. 이에 대하여 평가토론시간에 D군이 “처음에는 다같이 하니까 재밌었는데 나중에 혼자 하니까 재미없었어요”하고 말했다. 이 의견에 모든 집단원들이 동의했고, 다음시간에는 함께 작업하는데 더 신경을 쓰기로 했다.
(3) 8차
■ 재료 : 빈상자, 색종이,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 활동내용 : 입체도시를 만들었다.
■ 활동결과 : 전체적으로 흥미를 가지고 열중하여 만들었다. 서로의 작품을 보완해가면서 만들었는데, 표현은 빈약하였지만 도시의 사실성을 바탕에 두고 만들었다.
(4) 9차
■ 재료 : 파스텔, 흰색전지, 크레파스
■ 활동내용 : 흰색 전지 2장을 벽에 붙이고 각자 따로 마련된 도화지에 한번도 보지 못한 ‘상상의 나라’에 있을 동물이나 건물을 그려서 가위로 오린 뒤, 마련된 큰 전지에 어울리게 붙였다.
■ 활동결과 : 상상력이 부족할 것 같아 염려하였으나, 모두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물론 전체작품의 공간적 질서가 없고, 내용에 대한 설명도 구체적이지 못했으나, 상대방 작품에 대한 기본적 존중감이 있었고, 내용설명에 융화감이 있었다.
(5) 10차
■ 재료 : 빈상자, 나무젓가락, 색종이, 고무줄 등
■ 활동내용 : 연속적으로 공동작업을 하자, 개인적인 표현이 불충분했는지, 집단원들이 상자를 이용해서 개별작품을 만들기를 제안했다.
■ 활동결과
▪A군 : 나무젓가락과 고무줄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모양의 총을 만들어 다른 집단원에게 나누어 주었다.
▪B군 : 상자를 이용한 대표와 나무젓가락을 이용한 총을 만들었다.
▪C군 : 상자로보트와 나무젓가락 총을 만들었다.
▪D군 : 상자와 나무젓가락을 사용해 탑과 나무를 만들었다.
(6) 11~13차
■ 재료 : 각목, 못, 톱, 망치, 신문지, 헌옷, 실, 바늘, 건전지, 꼬마전구, 창호지
■ 활동내용 : 3차에 걸쳐 실제크기의 사람을 만들었다. 11차에서는 나무를 사용해 뼈대를 만들고, 12차에서는 신문지를 이용해 살을 붙였다. 13차시에는 실제옷을 입혔다.
■ 활동결과 : 11차 사람뼈대를 만들 때에는 톱질, 망치질이 즐거워 흥미도가 높았고 성취감도 컸다. 그러나 12차부터는 신문지로 살을 붙이고, 13차 옷을 입히는 작업에서는 흥미가 많이 떨어졌다. A군과 C군은 자신이 맡은 부분에 적극적이었으나 B군은 치료자의 격려가 많이 필요했다.(D군은 상담소에서 퇴소하여 참여하지 못했다)
3) 종결단계
(1) 14~16차
■ 재료 : 나무판, 접착제, 락카, 스티커, 건전지 등
■ 활동내용 : 집단원들이 주제와 재료를 결정했는데 주제는 비행기로 통일했으나, 작품은 개별적으로 만들었다. 재료는 각자 필요한 것을 직접 준비하기도 하고 치료자에게 신청하면 마련해 주기도 했다.
■ 활동결과
▪A군 : 진행이 계획적이고 구체적이었으며, 자신이 만든 비행기에 대해 매우 흡족했다.
▪B군 : 진행이 계획적이지 못했지만 흥미가 있었고 적극적이었다.
▪C군 : 혼자만 상자를 이용해 비행기를 만들었는데, 14차 후반에 상자 겉면을 종이로 붙이느냐, 붙이지 않느냐의 문제로 갑자기 침체했다(종이를 붙이는 작업은 어렵고, 붙이지 않으려니 다른 집단원에 비해 작품이 빈약해 보여 갈등을 하게 되었다). 이 일로 계속 침묵을 고집하며 다음 시간 준비물을 신청하지 않았다. 15차에도 치료자가 전 시간에 재료를 신청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재료를 줄 수 없다고 하자 계속 침체해 있었다. 16차에는 스스로 자연스럽게 집단에 융합하여 자신이 만든 비행기를 색을 칠해 마무리 짓고 다음 시간에 할 활동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2) 17차
■ 재료 : 흰색전지, 한지, 색지, 색종이, 풀, 가위, 스티커 등
■ 활동내용 : 상담소 크리스마스행사의 인형극 배경을 만들었다(치료자가 제안하였음).
■ 활�결과 : 인형극 배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동기가 부족해서인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형극 공연후에 자신들이 만든 작품이 사용된 것에 자부심을 가진 것 같았다.
(3) 18차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그림을 그리려했으나 재료가 준비되지 않아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과 어려웠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전체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시간을 가졌다.
▪A군 : 비행기를 만들 때가 제일 즐거웠고, 어려웠던 일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다.
▪B군 : 거의 모든 활동이 재미있었는데, 사람만들기(10~13차)중 신문지로 살 붙이는 작업이 지겨웠다고 했다.
▪C군 : 색물총 쏘기가 제일 즐거웠고, 비행기 만들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하였다. 치료자가 그때 어떤 생각이었는지 알고 싶다고 하자,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4. 평가
아동의 입소일정에 따라 6개월로 기간이 제한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프로그램 진행이 너무 빨랐다. 단계별로 보면, 초기단계의 자아개념 프로그램에서는 1차 ‘좋아하는 것 그리기’, 2차, 3차 ‘물감작업 후 이미지 떠올리기’ 정도는 쉽게 참여하고 토론했으나 4차 ‘가면작업’과 5차 ‘전체 몸 따라그리기’와 같이 자신에 대해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에서는 활동자체도 좀 어려웠고 수줍음 때문에 가면을 이용한 역할극으로 발전하지도 못했다. 가면작업보다 자아에 대한 느낌이 좀 간접적인, ‘작은 종이인형 만들기’나 ‘폐품을 이용한 인형만들기’가 선행되었으면 ‘가면만들기’와 ‘전체 몸 따라그리기’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기단계 공동작업에서는 갈등, 분열상황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집단원들이 대인관계에 결함이 있는 정서장애도 아니고, 함께 입소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상호관계나 서열이 확고하여 갈등, 분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좀더 다양하고 심도있는 공동작업이 많이 제공되지 않아 갈등적 요소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종결단계에서 개별작업은 비교적 잘 이루어졌으나, 공동작업은 참여도가 낮았다. 이런 결과는 중기 공동작업이 불충분하여 오는 결과로 보인다.
5. 요약 및 결론
본 사례연구는 가출과 학교부적응의 문제를 수반한 아동들에게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그 결과를 분석 평가하고자 했다. 프로그램은 자아개념 프로그램 5차, 치료자 지도에 의한 공동집단 프로그램 8차, 집단원 주제에 의한 프로그램 3차, 마지막 평가프로그램 1차를 실시했다.
그 결과 첫째, 다양한 재료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대상아동들의 지적 호기심 및 욕구가 유발되었으며, 둘째, 재료를 다루는 조작능력의 향상을 통해 성취감 및 자신감을 주었다. 셋째, 작품평가과정에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하는 기술이 향상되는 등 비교적 성공적인 사례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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