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가 소노 아야코(80·曾野綾子)가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계로록(戒老錄)』를 펴낸 게 거의 40년 전 일이다. 37세에 이미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하며 글을 쓰기 시작한 그가 나이들어서 경계해야 할 일들을 아주 일상적이고 구체적으로 정리해 1972년 첫 출간한 이래 지금까지 일본에서 꾸준히 읽히고 있다.
『당당하게 늙고 싶다』는 소노 아야코의 최근 저작이다. 지난해 10월 발간돼 300만 부가 판매됐다고 하는데,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 갖춰야 할 7가지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노인이든 젊은이이든 원칙은 어디까지 자립이다’라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7가지는 ▶자립과 자율 ▶죽을 때까지 일한다 ▶배우자·자식과 원만한 관계 유지 ▶돈 문제로 어려움 겪지 않기 ▶고독 속에도 인생을 즐기기▶늙음·질병·죽음과 친해지지 ▶신의 잣대로 세상을 보기 등이다.
흔히 65세 이상을 노인이라고 하지만, 지은이는 자기 나름대로 노화를 측정하는 기준이 있다고 말한다. ‘해주지 않는다 지수’다. ‘누가 무엇을 해주지 않는다’는 불평이 입에 오르기 시작했다면 노화가 시작됐다는 증거란다. 지은이는 “나이 듦은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며, 자격도, 지위도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나이가 아무리 젊어도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잊고 있다면 노인”이라고 강조한다. 적게 기대하고, 많이 베푸는 게 ‘나이 듦의 지혜’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정년 이후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여생을 보내겠다는 꿈 같은 시절은 지나갔다’고 단언한다. 외부적 요인, 즉 사회 환경에만 기대지 말고 나 자신이 떠안야 할 고령화 시대의 현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라는 조언이다. 나긋나긋한 문장으로 쓰여져 쉽게 읽히는 글이지만, 행간에서는 이미 초고령화 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의 풍경이 실감나게 읽힌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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