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린다. 너는 찍는다’ - Panning
 


<사진1>같은 사진을 많이 보셨는지요. 빠르게 지나가는 피사체의 운동감도 느껴지고 배경도 흐릿하게 처리돼 모델도 강하게 부각됩니다. 뭐, 아무튼 사진 자체에서 강렬한 역동성이 느껴지지요. 이렇게 찍는 촬영 기법을 패닝(Panning)이라고 합니다.

중고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영화각본 기억나시죠? 페이드인(fade-in), 페이드아웃(fade-out) 만큼 많이 나오는 ‘낯선’ 단어들 중에 ‘패닝’도 있습니다. 시나리오의 패닝은 카메라를 옆으로 돌리는 것을 말합니다. Pan은 Panorama의 약자처럼 쓰이는데요, 영화를 찍을 때 전체 풍광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이 기법을 스틸사진에 활용해도 특이한 효과가 나지요.

어떤 분들은 패닝사진은 전문가용 카메라로만 찍는 것 아니냐고 하십니다. 물론 위 스키어 사진도 수동카메라인 SLR(필름)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200mm렌즈에 1/125초로 찍은 것입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작은 디카로도 얼마든지 찍을 수 있습니다. 모델은 달리고 우리는 찍습니다… . 패닝 기법에 한번 도전해 볼까요?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을 찍어보세요. 모델은 일정한 속도로 흔들흔들 흘러가고…. <사진2>처럼 나오기 십상입니다. 게다가 디카의 자동초점(AF) 기능은 원래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잘 못 맞추잖아요.




<사진3>은 패닝 기법을 동원해 찍은 겁니다. 물론 일반 디카로요. 촬영 방법은 간단합니다. 회전목마를 카메라로 따라가면서 찍는 겁니다. 모델의 동선(動線)을 카메라도 쭉 따라 가는 거죠. 물론 주의하셔야 할 것이 많죠.


<패닝 촬영 요령>



① 미리 1/2셔터를 누르되, 너무 미리 누르면 안돼요.

회전목마는 촬영자 입장에서 볼 때 둥글게 도는 것으로 안보이고 수평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겠죠? 하지만 카메라 바로 앞을 지날 때와 지나기 전까지는 약간의 거리 차이가 생길 것입니다. 1/2셔터(이것은 디카테크닉 연재하기 시작할 무렵 몇차례에 걸쳐서 이미 설명 드렸죠?)를 미리 눌러야 찍히지만 누를 때는 바로 찍기 직전에 눌러 잡아야 합니다. 이런 ‘타이밍 잡기’ 기술은 부지런한 노력으로만 손에 익혀집니다. 많이 연습해 보세요.


② 촬영모드를 ‘수동(M)’으로!!

일반 디카라면 셔터스피드를 1/30초~1/60초로 쓰는 것이 패닝에 좋습니다. 이보다 빠르면 주위 배경이 흐르게 하는 효과가 반감됩니다. 되도록 ‘M’에 촬영모드를 세팅한 뒤 셔터 스피드를 고정시켜서 찍으세요. 또 수동모드로 둬야 노출 측정 시간이 줄어 더 빨리 찍힙니다.


③ 주의!!! 셔터를 누른 뒤에도 카메라를 계속 이동시켜 주세요.

어떤 초보 분은 디카로 회전 목마를 잘 따라가다가 셔터를 누름과 동시에 카메라를 멈춰요. 이렇게 되면 결국 디카는 정지한 셈이 되니 <사진2>처럼 나오고 말죠. 셔터가 눌리는 동안에도 카메라는 계속 따라가야 합니다. 그야말로 맹구 흉내를 내는 셈이지요.
셔터스피드가 1/30초면 우리 느낌에는 무척 빠른 시간이지만 광학적으로는 아주 긴 시간입니다. 셔터가 열려 있는 동안에도 피사체를 계속 따라가 줘야 모델이 선명하게 나옵니다.

연습을 이렇게 하세요. 일단 회전목마에 탄 모델이 지나가는 동안 카메라를 얼만큼 움직일 지를 미리 결정하세요. 카메라가 움직이는 폭의 중간 즈음에서 사진을 찍을 것이라고 계산을 하세요. 그리고 카메라를 주~욱 움직이면서 찰칵… 그리고 또 주~욱 계속 돌리세요. 셔터를 눌러 촬영을 완성한 뒤에도 피사체를 계속 따라가는 거에요. 이런 동작을 글로 설명하려니 참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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