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기 기자 = "이 세상 저 세상(此世他世間)/오고감을 상관치 않으나(去來不相關)/은혜를 입은 것이 대천계만큼 큰데(蒙恩大天界)/은혜를 갚는 것은 작은 시내 같음을 한스러워할 뿐이네(報恩恨細澗)"
50여 년간 토굴에서 장좌불와(長坐不臥.밤에도 눕지 않고 앉아서 수행)를 한 것으로 유명한 청화(1923-2003) 스님이 남긴 열반송(涅槃頌)이다.
열반은 수행을 통해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진리를 얻고 해탈한 경지를 일컫는다. 이 때문에 불교의 수행자들은 죽음의 순간을 열반송이라는 기쁨의 노래로 바꾸어 부르며 세속의 먼지가 쌓인 삶을 마무리했다.
해남 대흥사에서 8년여 입산수도하다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는 이상철씨가 엮은 '내 삶의 마지막 노래를 들어라'(이른아침 펴냄)는 우리나라 대표적 선승(禪僧) 65인의 열반송과 거기에 얽힌 일화 등을 소개한 책이다.
평생을 수행자로 살았던 서암(1917-2003) 스님은 입적을 앞두고 제자들이 "스님께서 입적하시고 나서 사람들이 스님의 열반송을 물으면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자 "나는 그런 거 없다"고 대답했다.
제자들이 "그래도 한평생 사셨는데 남기실 말씀이 없습니까?"라고 다시 묻자 "할 말 없다"는 말을 되풀이 했고, 세 번째로 묻자 "달리 할 말이 없다. 정 누가 물으면 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 그게 내 열반송이다"라고 말했다.
큰스님들은 대부분 한시(漢詩) 형태로 열반송을 남기지만 서암스님처럼 그런 형식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근대 선(禪)불교의 중흥조로 불리는 경허(1849-1912) 스님은 "마음 달이 외로이 둥그니(心月孤圓)/빛이 만상을 삼켰도다(光呑萬像)/빛과 경계를 함께 잊으니(光境俱忘)/다시 이것이 무슨 물건인고(復是何物)"라는 열반송을 남겼다.
이처럼 짧은 열반송에는 치열한 수행끝에 깨달음을 얻은 선승들의 삶과 선의 세계가 오롯이 들어 있다. 이는 속박과 번뇌, 미망과 아집에서 벗어나 선승들이 적멸의 순간에 내놓는 마지막 한마디여서 깨달음을 얻을 때 부르는 화려하고 비유적인 오도송(悟道頌)에 비해 소박하고 담담한 경향을 보인다.
1981년 조계종 종정에 추대된 뒤에도 끝내 산문을 나서지 않고 수행에 전념했던 성철(1912-1993) 스님은 "일생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生平欺狂男女群)/하늘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彌天罪業過須彌)/산 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지라(活陷阿鼻恨萬端)/둥근 한 수레바퀴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一輪吐紅掛碧山)"라는 열반송을 부른 뒤 제자들에게 "참선 잘해라"라는 말을 남기고 입적했다.
50여 년간 토굴에서 장좌불와(長坐不臥.밤에도 눕지 않고 앉아서 수행)를 한 것으로 유명한 청화(1923-2003) 스님이 남긴 열반송(涅槃頌)이다.
열반은 수행을 통해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진리를 얻고 해탈한 경지를 일컫는다. 이 때문에 불교의 수행자들은 죽음의 순간을 열반송이라는 기쁨의 노래로 바꾸어 부르며 세속의 먼지가 쌓인 삶을 마무리했다.
해남 대흥사에서 8년여 입산수도하다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는 이상철씨가 엮은 '내 삶의 마지막 노래를 들어라'(이른아침 펴냄)는 우리나라 대표적 선승(禪僧) 65인의 열반송과 거기에 얽힌 일화 등을 소개한 책이다.
평생을 수행자로 살았던 서암(1917-2003) 스님은 입적을 앞두고 제자들이 "스님께서 입적하시고 나서 사람들이 스님의 열반송을 물으면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자 "나는 그런 거 없다"고 대답했다.
제자들이 "그래도 한평생 사셨는데 남기실 말씀이 없습니까?"라고 다시 묻자 "할 말 없다"는 말을 되풀이 했고, 세 번째로 묻자 "달리 할 말이 없다. 정 누가 물으면 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 그게 내 열반송이다"라고 말했다.
큰스님들은 대부분 한시(漢詩) 형태로 열반송을 남기지만 서암스님처럼 그런 형식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근대 선(禪)불교의 중흥조로 불리는 경허(1849-1912) 스님은 "마음 달이 외로이 둥그니(心月孤圓)/빛이 만상을 삼켰도다(光呑萬像)/빛과 경계를 함께 잊으니(光境俱忘)/다시 이것이 무슨 물건인고(復是何物)"라는 열반송을 남겼다.
이처럼 짧은 열반송에는 치열한 수행끝에 깨달음을 얻은 선승들의 삶과 선의 세계가 오롯이 들어 있다. 이는 속박과 번뇌, 미망과 아집에서 벗어나 선승들이 적멸의 순간에 내놓는 마지막 한마디여서 깨달음을 얻을 때 부르는 화려하고 비유적인 오도송(悟道頌)에 비해 소박하고 담담한 경향을 보인다.
1981년 조계종 종정에 추대된 뒤에도 끝내 산문을 나서지 않고 수행에 전념했던 성철(1912-1993) 스님은 "일생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生平欺狂男女群)/하늘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彌天罪業過須彌)/산 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지라(活陷阿鼻恨萬端)/둥근 한 수레바퀴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一輪吐紅掛碧山)"라는 열반송을 부른 뒤 제자들에게 "참선 잘해라"라는 말을 남기고 입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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