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불확실한 경제상황, 재무적 유연성은 필수다

포럼 2012. 10. 24. 17:44

 

Based on “The real effects of financial constraints: Evidence from a financial crisis” by Murillo Campello, John R. Graham, Campbell R. Harvey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97 (2010) p.470-487)

 

연구배경 및 방법

유동성과 같은 재무적 유연성이 회사의 각종 재무 및 지출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특히 금융위기 상황에 주목했다. 기존에 수행된 연구들은 회사가 처한 재무적 제약을 측정할 때 회사 규모, 배당금 지급 방식, 신용평가 등 회사의 회계장부상 정보를 이용했다. 그에 반해 이 연구는 CFO들에게 그들의 회사가 재무적 제약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향후 계획은 어떤지 직접 물어봤다. 설문 대상은 1050명의 CFO들이며 지역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39개 국이다.

결과는 무엇인가

2008년도 경제위기 상황에서 유동성 등 재무적 제약이 심한 회사일수록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

- 회사 지출 정책

기술 투자, 자본 지출, 마케팅, 배당금에 대한 지출을 크게 줄였다. 임직원의 숫자도 대폭 줄였다. 이는 유동성 등 재무적 제약이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훼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고용 불안 등과도 연계될 수 있음을 보인다.

<그림1>은 미국 회사들의 지출 계획 변화를 보여준다. 설문은 2008년도 4분기에 진행됐는데 지난 1년간 계획된 지출 변화가 %로 나와 있다. 위 그림에서 보듯 재무적 제약에 처해 있는 회사들과 그렇지 않은 회사들 간에는 향후 지출에 대한 계획이 상당히 다른 것이 확인된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재무적 제약에 처해 있는 회사들은 그렇지 않은 회사들보다 기술, 자본, 마케팅, 임직원 숫자, 현금 보유, 배당 등 모든 영역에서 축소할 계획을 갖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유동성 관리

재무적 제약에 처해 있는 회사일수록 현금을 더욱 빠른 속도로 사용하고 은행과의 신용한도 계약을 통해 현금을 적극 조달하려고 한다. 이는 은행이 향후 신용한도 계약을 축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금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전략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

- 투자의사결정

유동성 제약에 처해 있는 회사일수록 매력적인 투자기회를 취소하거나 연기, 중단하려고 한다. 또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처분(음의 투자)하려고 한다. 이는 유동성 제약과 결합된 금융위기가 실물자산 시장에 어떤 경로로 충격을 줄 수 있는지를 시사한다. 아울러 기업의 유동성이 경제 성장 동력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도 명백하게 보여준다.

시사점은 무엇인가

일단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첫째, 금융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하거나 배울 수 있다. 둘째, 금융위기 때 단기 또는 장기적으로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지 시사점을 준다.

또한 정책 개발자들에게도 유용한 결과를 보여준다. 기업이 유동성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 고용시장, 실물자산시장, 기업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위기 때 정책 당국은 적절한 대책으로 신용 경색을 막아야 한다.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해서 실물 경제에 대한 충격을 줄이고 기업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위기일수록 과감하게 투자하라는 조언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적절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나 정책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한편 재무적 유연성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량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특히 금융위기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재무적 유연성은 기업의 경쟁우위를 결정하고 그 지속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은 경제위기 등 미래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적극적으로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